당신은 누구를 사랑하고 있나요?-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간이역, 다락방 책향기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헤르메스미디어

노희경 작가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노희경 작가처럼 누군가에게나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도 못하며 또 누구에게나 따듯한 말을 걸 능력도 없기에 그녀의 책을 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면 내가 그녀의 책을 읽지 않으려고 했던 만큼 나는 그만큼이나 성장이 더뎠던 것 같다.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을 읽기가 거북했다기 보다는 사랑하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가졌던 지난 시간들에 대한 위로와 배려라고 해야 할까. 그 시간들을 배신하고 싶지 않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랑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나를 변화시키는 것을 굉장히 두려웠던 지난 시간들에 대한 배반이 날 때리지 못하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었다.

'사랑'....

하지만 그녀의 책을 읽고 싶었던 단 하나의 이유는, 그런 나를 용서하고 싶어서이다. 남에게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오히려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또 믿지 못하는 순간들의 반복은 바로 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갈팡지팡하는 순간에 벌어진다. 늘 누군가를 갈망하지만 또 누군가가 내 삶에 깊숙히 들어오는 것은 자연스럽게 막는 것이 바로 나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기에는 여러 부분에서 아직도 어색하고 또 그만큼의 그릇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며 20대의 마지막 기로에 섰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러면서 내가 듣는 노래들은 흔하디 흔한 사랑노래들이었다. 난 사랑이 미웠다기 보다 사랑을 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한 미움이 컸으며 그 미움의 대상을 누군가에게로 돌렸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진솔한 사람이 내게 머물기를 바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늘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내게 그런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건 내가 그만큼 누군가에게 진솔한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고, 그 만큼의 상처를 안고 살아왔던 것이 또한 나를 성장시키지 못했던 일종의 자격지심이었다. 이건 마치 나는 언제나 어디에서든 '트러블 메이커'가 될 거라는 나 자신에게 내가 스스로를 인정하는 꼴이었으니 말이다.

당신은 누구를 사랑하고 있나요?

사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내게 필요했던 것은 노희경 작가가 말하는 상대를 인정하는 마음,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었다. 물론 앞으로도 이런 마음은 쉽게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사랑의 감정을 배우고 행동으로 옮기기에 내 청춘은 아직 충분할지 모르지만 그 상대가 누구더라도 지금처럼 상처를 준다면, 과연 그녀의 시선이 알려준 것처럼 따듯하게 상대를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인지 장담을 하지 못하겠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자, 모두 유죄'라고 말하는 그녀처럼 용감하게 사회를 바라볼 수 있다면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 어딘가에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때가 찾아오면 나 역시도 그녀처럼 '사랑'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때를 위해서 더 아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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