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몸, 오브제를 말하다 + 공연 읽어주는 역장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일까. 극의 갈등과 전반적인 내용을 몸으로만 이끌어가는 연극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지난 현충일에 갖게 되었다. 이런 실험적인 극을 볼 수 있는 기회가 극히 드물기에 공연을 보러 가면서도 설레이기까지 했다. 어떤 이들은 재미없었을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재미있었던 '2012 제 7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몸, 오브제를 말하다'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스포일러 주의

6월 6일의 공연은
'백(白)- 아름다움에 대한 고찰'



대학로 예술극장 3관에서 진행되었던 6월 6일의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의 공연 주제는 '백(白) - 아름다움에 대한 고찰'이었다. 공연을 보기 전에 하얀 것을 어떻게 몸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았는데, 상상력이 부족해서인지 마땅히 떠오르는 장면이 없었다. 아마도 여기서 말하는 것이 하얀색을 말하는 건 아닐 것이다만 막연하게 생각하고 공연을 보러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연이 시작되면서 재미있던 것은 등장인물 세 명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관객이 앉아 있는 장소와 자신들이 있어야 할 곳에 경계를 두지 않고 행동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공연은 무엇을 보여주려는 것인가 생각을 해보게 했다. '꿈틀거린다'고 표현을 했는데 솔직히 이 말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을 뿐더러 또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왜 그런데 이들은 몸을 벌레가 기어가듯 움직여야 했을지 의문이 설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인가 아닌가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물론 공연을 하는 이들은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자신들이 왜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지는 설명해 주지 않았지만 원래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 정상인 것처럼 행동을 하고 있다. 괴기함은 따라서 그런 모습이 정상이라고 온몸으로 외치는 그들에게서 나타난다. 그렇다면 즐거움과 아름다움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아름다움이란 모두의 관점이 아니라
개인의 관점에서 출발한다


그렇지만 아름다움이란 반드시 존재한다. 여기서 아름다움의 가치판단은 모두를 상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그들의 꿈틀거림 속에서 표현하려는 의도가 개개인에 따라 조금은 다르게 다가올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어떤 통로로 움직이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을 연출한 이유는 삶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싶었다. 또 어떤 부분에서는 하루의 일과를 이야기 한다고도 여겨졌다.



더디게 움직이는 그 순간이 지루하지만 그렇게 천천히 해나가면서 뭔가를 이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듯 꿈틀거리는 여성은 카메라를 보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는다. 뭐라고 하는지도 들리지도 않지만 그렇게 시원하게 말한 여성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꿈틀거리며 돌아온다. 그것이 반복된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 모습이 어색하지만 어쩐지 그 모습에 중독이 된다. 그녀 이외에는 모두가 빠르게 움직이는데도 오직 그녀만 천천히 이동을 하는 장면에서 다른 사람이 행동하는 대로 했었던 지난 시절의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소신있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남을 의식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하얀 것,
그것은 결국 관객의 상상력으로 채워간다


이 극이 특이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카메라에 비춰진 장면을 관객에게 티비 화면으로 바로 볼 수 있도록 연출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백남준의 예술세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시말해서 티비 화면 세대로 무대에서 펼쳐지는 '꿈틀거림'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하얀 것이란 이 티비 화면에 잠시 나타났던 화이트 아웃 즉 백시현상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가 비디오를 끄던지 혹은 다른 곳을 비춤으로써 화면이 하얗게 되었었는데 그 부분을 가리켜 백(白)을 의미했던 것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한다면 이들의 백치미(白痴美) 행동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극이 끝났는데도 정식으로 인사를 하지 않고 무대 뒤 편에서 인사를 하는 남자배우 듀엣의 모습은 백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여길 정도로 웃음을 주었기에 이 극이 말하는 백(白) 즉 하얀 것의 의미는 결국 관객의 상상력에 맡기고 있다.

관객과 소통하기를 원한다

'제 7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 몸, 오브제를 말하다'의 공연은 관객과 단절된 공연이 아니다. 내가 본 '백(白)-아름다움에 대한 고찰' 역시 관객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꿈틀거렸던 그녀가 관객에게 보여질 카메라에 대고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던 모습이라든지 관객에게 카메라를 비추는 모습을 보면, 이 극이 일방통행을 한다고 생각할 수 없게 한다.



[제 7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공연일정]


그러므로 이런 극을 처음보는 분들은 당황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번 시원하게 웃어보는 건 어떨까. 가식없는 웃음을 짓고 싶다면 '제 7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몸,오브제를 말하다'공연을 선택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제 7회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 홈페이지 ☞ 바로가기
▼ 피지컬 씨어터 페스티벌이 열리는 대학로 예술회관 3관 가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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