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의 '리어왕' -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잔인한 작품을 감상하다 + 공연 읽어주는 역장



▲인천종합문화예술관에서 올려지고 있는 연극 '리어왕'


인천시립극단의 '리어왕'이 지난 11월 22일 금요일부터 오는 12월 1일 일요일까지 총 10일간 열리고 있다. 나는 11월 23일 토요일 저녁 7시 반 공연으로 리어왕을 감상했다. 내가 리어왕을 볼 수 있었던 것은 3년 동안 꾸준히 인천시립극단의 평가단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 연극 '리어왕' 포스터



셰익스 피어의 4대 비극이라고 하면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이 속한다. 내 경우는 인천시립극단에서 활동했던 시기가 2011년부터였기 때문에 2010년에 초연되었던 멕베스를 제외한 나머지 공연을 본 셈이다. 즉, 2011년도 공연 햄릿공연과 2012년도에 초연되었던 오셀로 공연 그리고 2013년도에 초연된 이 '리어왕'을 보게 된 것이다.

▲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입구



관련 포스팅 ☞ '사는 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외친 햄릿을 만나다



'리어왕'이 왜 4대 비극 중 가장 잔인하다 평가되는 걸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모두 치정극의 요소가 있는 작품들이지만 '리어왕'은 '불효'라는 소재도 가미되어 있는 작품이다. 다시말해 치정극에 의한 살인과 죽음에 대한 내용과 함께 자식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또 형제와 자매가 서로를 죽이려는 스토리가 주를 이루다 보니 4대 비극 중 가장 잔인하다고 평가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 '리어왕' 리허설 장면 1



그러다 보니 이 극이 전하는 메세지가 너무 무겁고 불편하다. 극의 스토리는 리어왕이 세 딸들에게 자신의 땅을 나눠주겠으니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말로 표현하라고 명령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내부에 걸려 있는 '리어왕' 배우들의 모습들



리어왕이 자신의 권력을 잃었던 것은 자초한 것이었을까

첫째 딸인 거너릴과 둘째 딸인 리건은 번드레한 말로 리어왕에게 아첨을 하여 영토를 받는다. 반면 막내 딸인 코딜리어는 리어왕에 대한 사랑을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진심으로 공경한다고 담담하고 당당하게 말을 한다.

리어왕은 막내 딸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역정을 내며 막내 딸, 코딜리어의 몫으로 떨어져야 할 영토를 둘째 리건과 그의 남편인 콘월공작에게 영토를 내린다. 그 후 막내 딸을 프랑스 왕에게 시집보내면서 영국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한다. 동시에 그 명령을 부당하고 올바른 판단이 아니라고 바른 소리를 한 켄트백작 역시 리어왕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은 영국에 돌아오면 처형을 할 것이라고 왕명을 내린다.

▲ '리어왕' 리허설 장면 2


리어왕은 영토를 첫째 딸과 둘째 딸들에게 주고, 자신은 허울뿐인 왕의 지위만 갖기로 한다. 이렇게 도입부는 막내 딸의 불행만 이야기를 하고 나머지들은 화기애애하게 극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관객에게 보여줬던 '화기애애'한 모습이 과연 얼마나 오래 갈지 걱정이 들었다.

사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부와 명예 그리고 지위를 가지고 있는 부모자식 간이라면 자식이 부모의 명령에 복종하는 건 그 부모가 가지고 있는 부와 명예 그리고 지위 어느 하나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본다.

일례로 삼성그룹과 CJ 그룹 간 재산싸움 그리고 현대그룹 '왕자의 난' 사건 등을 살펴보면 소시민의 관점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이권싸움이 리어왕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러다 보니 리어왕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부에 대한 권리를 너무 빠르게 내려놓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리어왕은 첫째 딸과 둘째 딸이 도입부에서 자신에게 사랑의 맹세를 한 부분을 진심으로 받아들였지만 문제의 두 딸들은 그저 리어왕의 권력을 뺏으려고 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물론 리어왕은 자신이 국왕이라는 지위만 가지고 있으면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막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이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일거다. 그러나 권력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는 두 딸들이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릴 일이 없다는 것에서 결과적으로 리어왕 스스로의 행동이 앞으로 다가올 비극을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리어왕은 왜 미칠 수밖에 없었나

리어왕은 자신의 왕국을 막내 딸을 제외한 첫째 딸과 둘째 딸에게 나눠주었기에 이 두 딸들이 사는 곳을 번갈아가며 살아간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첫째 딸, 거너릴은 리어왕의 시종과 군사 100명이 자신이 사는 곳에 있는 것이 못마땅하다며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내비친다.

리어왕은 첫째 딸의 변심을 듣고 그녀에게 저주를 쏟아내지만 그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둘째 딸인 리건이 사는 왕국으로 가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둘째 딸 역시 리어왕을 배신하고 리어왕은 황야를 떠돌게 된다.

리어왕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 과정에서 깨닫게 된다. 허울뿐인 '국왕'이라는 지위는 껍데기일 뿐이고 자신의 명령을 들었던 이들은 그가 딸들에게 주었던 그 부에 대한 권력과 권위에서 온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기에 미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리어왕' 리허설 장면 3



리어왕의 도피과정을 도우러 온 이가 있었는데 바로 추방당한 켄트 백작이었다. 물론 켄트 백작뿐만 아니라 켄트 백작에게 리어왕의 안부를 편지로 물어오던 막내 딸인 코딜리어 역시 리어왕을 돕게 된다. 프랑스의 국모는 되었지만 아버지의 권력을 두 언니에게서 다시 찾기 위해 영국과 전쟁을 서포하게 된 것이다.



형제와 자매 간의 불화 - 부와 권력이 비극을 이끌다

부와 권력따위가 자신의 형제와 자매 간 도리를 저버리고 서로를 죽여야 할만한 것인지 사실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그만큼의 부를 또 그만큼의 권력을 가져본 적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리어왕에서는 세 자매의 비극도 다루고 있지만 켄트 백작과 함께 리어왕의 왕권 회복을 위해 힘쓴 글로스터 백작의 두 아들인 애드거와 애드먼드 간의 비극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글로스터 백작 일가의 비극은 사회가 적자인 애드거만 챙긴다고 믿는 애드먼드의 삐뚤어진 욕망에서 파생된다. 형 애드거를 함정에 빠뜨리고 아버지 글로스터 백작 역시 애드먼드의 계략으로 두 눈을 잃게 된 부분을 보면 서글퍼 지기 마련이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자신이 세상에 인정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앙갚음 하기 위해 자신의 핏줄들을 죽이는 계략을 짠 애드먼드의 모습은 악마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계략이 하나씩 들통나면서 결국 죽게 된 것은 애드먼드 자신이었기에 안타까움과 동시에 자업자득이라 여겨졌다.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비극일까

효도는 시대마다 다르게 해석되어 질 수 있다. 모든 자녀가 부모를 모시고 사지 않는 지금의 시대를 보면 예전 어르신들은 지금의 우리를 보고 불효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부모의 잦은 폭력에 시달렸던 자녀라면 어쩌면 부모를 증오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부모와 자신의 형제를 죽이는 건 다른 문제다. 굳이 재벌가와 왕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간의 불화로 서로를 죽인 가족들의 이야기. 현실에서도 뉴스로 나올만 할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씁슬한 것은 내가 속한 곳에서 소시민들은 경제적 빈곤으로 동반 자살을 할지언정 리어왕에서처럼 앞서 언급한 삼성가와 CJ 간의 싸움,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 같은 잇속 챙기기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리어왕의 비극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부분이 없진 않아 있다. 만약 내가 사는 곳이 이런 비극이 만연한다면 살아갈 희망이 없어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지 모르겠다.

그렇기에 이 극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잔인한 비극으로 평가받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며 '리어왕'의 의미를 살면서 되새겨 볼 참이다. 이 글을 보는 그 누군가의 가정은 안녕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 12월 1일까지 연극 '리어왕' 이 공연되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오시는 길 ☞ 인천종합예술회관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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