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99 면회] - 응답하라 외치지 못하는 그 시대의 우울한 자화상들 + 영화 읽어주는 역장



1999년에 나는 중학교 3학년이었다. '응답하라 1994, 1997'은 되지만 1999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IMF 경제위기로 인한 후유증으로 전혀 행복하지 않았던 시대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IMF 국제금융 요청 당시인 1997년이 가장 충격적이고,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1999년이 되기까지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비관이 사회를 계속 지배해 왔다. 그 경제위기에 쓸어진 회사와 중산층의 몰락 그리고 이전 시대의 어떤 풍요로움과의 단절이 1999년의 비극이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적어도 앞서 말한 두 드라마가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될지언정 요즘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MBC '미스코리아' 드라마 속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각박하고 불쌍해 보일 수밖에 없다. 앞서 1999년에 IMF가 닥쳤다고 썼던 이유는, 잘못 쓰기도 했지만 아마도 내가 피부로 느꼈던 그 시기가 1997년보다 더 힘들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다시 정정하게 되었다.



<스포일러 주의>



영화 '1999 면회' - 1999년의 아픔을 동감하다

영화 '1999 면회'의 전반적인 분위기 역시 드라마 '미스코리아'와 비슷하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나온다. 젊은이들이 기본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진 것은 어느 시대나 공통 분모인데도 유독 이 시대에 청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시대적인 아픔을 동감하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도 말했지만 내 경우는 1999년 시기에 중학교 3학년이었기에 피부에 와닿는 고통이 이 당시 2030 세대부터 그 이후 세대까지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되게 작았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 역시 가정의 불화를 겪어야 했고, 그것으로 하여금 심리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또한 그로 인해 내 또래들과의 비교를 끊임없이 해야 했었다.



1999 면회는 또래 친구들 간의 이야기지만 IMF라는 시대적 변화를 겪은 혹은 겪었던 세명의 동창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보이는 상원(심희섭 분)과 승준(안재홍 분)이 군대에 간 민욱(김창환 분)을 면회하러 가면서 시작된다. 민욱이 갑작스럽게 군대에 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상원과 승준의 대화에서 나온다. 민욱의 아버지가 보증을 서다가 그 돈을 갚지 못해 감옥에 들어가면서 군대에 들어온 것으로 나온다.


1999년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누군들 행복할 수 있었을까

상원의 경우는 집에서 더 이상 등록금을 내주지 않기로 했고, 승준은 자신이 뭘해야 할지를 모른채 재수를 준비하고 있다. 누구하나 밝아 보이지 않는 모습은, 영화 초반에 SES 노래나 핑클 노래를 부르면서 민욱의 군부대로 가는 상원과 승준의 모습이 결국 허울 좋은 모습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민욱의 여자 친구인 S더가 승준을 통해 민욱과 헤어지고 싶다는 편지를 전달하는 것은 이영화가 기본적으로 잔인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왜냐하면 민욱의 여자친구인 S더는 승준 역시 짝사랑하던 여인이기 때문이다. 아마 S더는 그 사실을 알고서 승준에게 그런 부탁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녀는 목소리로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데 그 목소리에서는 승준이 자신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베어 있었다. 남자의 첫사랑을 이용하는 여자의 뻔뻔함이 이 영화를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이들이 상처를 주는 것들에서 자신들을 철저하게 방어하는 것도 아니다. 민욱의 군부대 근처에서 만난 술집 여자들과 놀아나면서 그게 사랑이라고 믿는 상원과 그 술집에서 자신의 꿈이 가수라고 헛소리를 지껄이는 승준의 모습을 보면서 이들은 사회의 모순을 욕하면서도 그 모순을 배운 힘없는 존재들이라고 느껴졌다. 민욱 역사 승준의 카메라를 팔아 무언가를 도모하려고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이들은 때로는 비겁하고, 때로는 그 고통을 어쩔 수 없이 감내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이전의 가치가 무너지고 그 자리에 각박함이 자리 잡다

1999년 IMF 시대에 일터에 있던 이들에게는 경제의 안정이 필요했고, 민주주의보다는 이전 정권때까지 뿌리를 내렸던 천민자본주의 관념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 시대 김대중 대통령이 뽑히고 그 뒤 다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이 되었지만, 끊임없이 반대 여각에서는 경제문제를 끄집어 내기 시작했다. 역대 정권보다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때가 부채가 적었음에도 말이다. 민주화가 실현되면 경제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는 것을 간과한 채 우리는 다시 MB정권, PK정권으로 바뀌면서 민주화는 뒷전인 천민자본주의로 돌아갔다.

이런 천민자본주의는 결국 돈이면 뭐든지 다 된다는 사상을 우리에게 심어주었고, 그 사상은 삶에서 각박함을 가져온다. 또한 그 각박함은 대학에서는 인문학의 가치를 떨어뜨렸으며, 대학이라는 곳을 입사를 위한 또 하나의 '입시공간'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결국 대학 스스로 자신들의 입지를 떨어뜨렸던 것이다.

지금의 '응답하라 1994, 1997'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에는 경제위기가 터졌던 1997년부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온 1998년도 그리고1999년까지 우리사회의 어두움이 아직까지도 사회 곳곳에 각인되어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 어두움을 조금이나마 지워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1999년도보다 그나마 행복했던 1994, 1997의 추억을 다시 불러낸다.



그러나 아픔은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1999년을 지나 경제위기는 벗어났지만 1994, 1997년의 어떤 풍요로움은 우리에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의 삶도 희망으로 보여지지 않는 건 비단 탈영할 것만 같은 민욱의 뒷 모습 때문은 아니다. 또한 주유비가 없어서 민욱에게 돌려줘야 할 S더의 18k 커플링 금반지를 팔려고 하는 상원과 승준의 모습에서만 느껴지는 것 또한 아니다.


1999년, 청춘! - 아파도 지나온, 지나가야 하는 관문

이들을 담은 카메라의 기법, OST가 전체적으로 뒷맛이 깔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힘을 내라고 화이팅을 외쳐주고 싶다. 1999년은 분명히 지나올 것이고, 2014년 갑오년을 맞이한 우리는 그 아픔까지도 추억할 만큼 컸기 때문이다.



물론 추억은 추억으로 기억해야 더 아름답다는 것을 '짱구는 못말려 : 어른제국의 역습'을 상기시켜드리면서 영화 '1999 면회'를 보실 것을 권해 드린다. 1999년의 아픔을 다시 끄집어 내는 것이 아닌 그 상처가 잘 아물어지도록, 작금의 현실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젊은층들의 고민과 갈등에 대한 실마리가 풀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추천한다. 내가 그리고 당신이 지나가야 하는 이 청춘은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관문이며 1999년의 아픔을 잘 보냈던 것처럼 당신의 아픔도 분명 지나가리라 여겨진다.

청춘에 대한 또다른 영화를 감상해 볼까요? ^^ -> 영화 '뭘 또 그렇게 까지' 살펴보러 가기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추천 버튼을 눌러 주세요~


핑백

  • 간이역, 공연 읽어주는 역장 : 영화 [변호인] - 내부 고발자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2014-01-21 20:06:54 #

    ... 때문에 영화상에서 더 급박하게 펼쳐지고 또 허구로 전개된 내용이긴 하지만 실제 사건처럼 느껴졌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단순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윤중위(심희섭 분)가 양심증언으로 피고인들이 경찰들의 고문으로 허위자백을 한 것이라고 피력한 부분이 검사측과 폭력경찰들에 계략으로 헛수고가 되었기 때문은 아니다. 영화 [변호인]에서처럼 현 ... more



버즈블로그 위젯


프레스&amp;위드블로그위젯

위드블로그 베스트 블로거


A타입 클린 캠페인 위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