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 연출의 2014 공연 '백마강 달밤에' + 공연 읽어주는 역장



연극계에서 오태석 작가는 거장으로 불리는데 아마도 한 두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이다. 오늘 소개할 공연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열린 오태석 작가의 '백마강 달밤에'라는 연극인데 서울예대 출신 배우들 중 대중들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대거 나와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공연이었다.

오태석 작가의 '백마강 달밤에'가 펼쳐지는 남산아트센터 드라마센터 앞 정원 모습


무엇보다도 남녀노소 즐겁게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공연 중 가장 전통적인 공연이었다. 공연의 제목에서 어쩐지 무속신앙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었는데 공연내용은 단순하게 무속신앙에 대한 내용만은 다루고 있지 않는다.

그럼 연극 '백마강 달밤에'를 지금부터 읽어 보려 한다.


스포일러 주의

조상신을 모시는 것이 왜 미신이 되어야 하는 걸까

우리사회는그동안 조상신을 믿는 것을 미신으로 여기게 했다. 이는 불교에 흡수되었던 토속신앙이 유교가 들어오면서 불교와 함께 천박한 신앙으로 치부되면서 시작되었다고 본다. 그에 반해 뒤늦게 들어온 기독교는 유교에 의해 박해 받았지만 끝내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무속신앙은 기독교가 이 땅에 뿌리를 내리면서 다시 천대받게 되었다. 그 업신여김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으며 그 이유 중 하나가 기독교의 유일신 신앙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우리의 조상신을 믿는 다는 점이 왜 천대받아야 하는 지는 의구심을 갖고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이다.

남산아트센터 드라마센터 건물 앞 모습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 역시 토착신앙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들의 신앙을 이야기 책으로 살펴보며 제우스며 헤라며 포세이돈 등의 신들을 주절주절 외우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조상신은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 답해 볼 필요가 있다. 바로 이 부분에 대한 대답과 그동안 우리 신앙에 대한 소원함을 연극 '백마강 달밤에'서 충족시켜 주고 있다.


왜 의자왕과 금화 관련 이야기인가

많은 조상신 중에서 그렇다면 왜 의자왕과 금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인지 궁금해 진다. 아무래도 백제가 다스리던 부여 백마강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의자왕과 금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배운 역사 속에 의자왕은 어떤 인물일까.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의자왕이라는 인물 삼천궁녀를 거느리고 나라가 몰락하는지도 모른 체 쾌락만 일삼던 인물로 인식되어 왔다. 이 역사 인식은 한쪽으로 치우쳤던 것인지도 모른다.

'백마강 달밤에'서 이야기하는 의자왕은 나라를 생각하고 백성을 위하는 임금으로 나온다. 또한 금화 역시 신라 김유신이 백제에 보내 의자왕에게 비수를 꽂게 한 첩자였을까 라고 반문하고 있다. 그 의문제기에서 금화가 환생한 한 여성이 의자왕을 만나러 저승까지 다녀오는 과정이 때론 신명나게, 때론 깊은 한이 느껴진다.

연극 '백마강 달밤에' 커튼콜 모습


의자왕이 진심으로 나라를 위하고 백성을 어버이의 마음으로 다스렸던 왕이었는지 또한 금화가 실제로 첩자가 아닌 신의가 있는 여성이었는지는 확실한 해석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관계를 다시 써 내려가는 해석도 이제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역사는 승리한 이들에 의해 쓰여지기에 몰락한 국가에 대한 자비는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금화가 환생한 여성이 전생의 지아비였던 의자왕에게 사하하러 간 장면은 뭉클함을 자아낸다.

그 뭉클함은 단순히 금화의 눈물어린 고백이 있어 생겨난 것은 아니다. 옥황상제에 의해 저승에서 의자왕은 본인의 몸에 죽은 백성들이 찾아와 칼을 꽂는 벌을 받고 있었다.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의자왕은 기꺼히 견뎌내고 있었다. 오히려 금화가 그 고통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 의자왕을 해방시켜 주려 하지만 의자왕은 모든 백성이 자신에게 분풀이를 해야 한다며 금화를 달래는 장면에서 가슴이 따듯해짐을 느낀다.


손병호, 성지루, 박희순 등의 서울예대 출신 배우들이 꾸미는 무대

서울예대 출신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연극 무대로 데뷔해 지금까지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의 연기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이 연극 '백마강 달밤에'를 보는 재미이기도 하다. 이 조합으로 모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굿판을 벌려 신명나게 노는 장면을 연기한 이들의 모습이 인상깊게 다가온다.

오태석 작가의 '백마강 달밤에'서 좋은 연기를 펼치는 연기자들의 모습을 보면 진짜 연기는 이렇게 배우들이 재미있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이 작품을 잘 만나야 하는 것은 배우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꼭 그게 배우에게만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것을 '백마강 달밤에'를 관람한 관객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또한 사회 구성원 간의 화합을 바라는 이번 연극은 제목 그대로 달이 뜬 날에 지상의 모든 이들의 복을 비는 기우제 같은 연극이다. 삶이 힘들어져 누군가가 미치도록 원망스러울 때 이 연극을 보게 되면 치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극 '백마강 달밤에'는 오는 7월 6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센터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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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07 14:52 # 삭제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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